리들리 스콧 감독의 엑소더스 신과 왕들
Exodus Gods and Kings
처음엔 그리스 로마 시대 판타지물이구나 했는데 신(하나님)과 모세(인간)의 이야기였다.
난 어설픈 기독교인이면서 동시에 상당히 종교에 비판적인 입장을 갖고 있는 모지란 사람이기에 긴가민가하면서 봤는데..
음... 다른 건 다 그저그랬고.. 인상 깊은 세 가지만 짚고 싶다.
첫째는 신을 아이로 설정한 것
(이것은 소설 ‘오두막’의 흑인 여성을 하나님으로 설정한 것과 같은 맥락의 연출로 이해된다.)
두 번째는
영화에서 모세가 하나님께 던졌던 질문이긴 한데
“도대체 누구를 위한 벌입니까?” 하는 장면.
세 번째는 둘의 대화 (특히 후반부 장면에서 십계를 새기는 장면의 대화... 이 장면이 전체 영상을 통틀어 특히 마음에 들었는데.. 대사에 대한 기억이 정확치는 않으나...)
신 : “너희는 가끔 나와 생각이 다른 것 같더구나”
모세 : “저도 신께 그렇게 생각합니다.” 하는 장면이다.
(집중해서 볼 상황이 못 돼서 드문드문 봤기 때문에 정확하진 않을 수 있다.)
영화 초반부에 ‘히브리’인의 뜻을 설명하는 장면에서 ‘신과 씨름하는 자’라는 대목에서 어설픈 이해는 가졌고 또 그게 감독의 전체 연출의 가장 큰 의미이지 않았나 싶긴 하고...
성경에서도 어린아이와 과부 그리고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 관해서 예수님께서 셀 수 없이 많이 설파하셨듯 그리고 이 땅에 또한 나에게 어떤 고통이나 고난을 주신 의미를 되짚어 보면... “사실 너희들은 아무 것도 알 수 없다.”이고...
예수님 때문에 좀 ‘신(하나님)’에 대한 상징적인 의미가 희생이나 사랑으로 희석되었지만 역시나 하나님은 ‘경외’의 대상이라는 것.
하지만 나 역시 크리스찬 베일 (Christian Charles Philip Bale) 형님이 연기한 극중의 모세와 같은 생각으로 질문을 하자면..
여러 가지 형태와 역할과 상황으로서의 ‘나’가 존재하고
그 역할 중 최선이나 최고라고 스스로 판단해버리는 순간 또다른 과오가 생겨난다는 것이다.
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에서 내게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앞에서 언급했던 십계명을 석판에 새기면서 나눴던 대화 중 “너희들은 가끔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것 같구나” “네. 저도 신께 같은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.” 하는 장면이다.
그래서 갑자기 ‘에녹’이라는 사람이 궁금해지는 대목이기도 했다.
1. 그는 아부를 잘 하는 사람이었을까?
2. 그는 신과 인간들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잘 하는 사람이었을까?
3. 혹은 그는 OOO한 사람이었을까??
나는 모든 것을 신께 순종할만한 절대적인 믿음을 가진 사람도 못 되고
나는 모든 인간을 사랑할만한 그릇을 가지지도 못 했다.
난 여전히 오만했던 것 같고 자만했으며 독선적이라고 생각하며 내 현실에 비추어 내 리더로서의 역할은 여기까지 인 것 같다.
좀 더 공부하고
좀 더 기도하고
좀 더 멈춰야 한다.
그 분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사람들에게 귀 기울여야 한다.
그 분은 어린아이로, 과부로 또 장애를 가진 사람으로... 이 땅에서 소외되고 고통받는 형태로서만 우리에게 모습을 드러내신다.
난 언제쯤 하나님과 대화할 수 있을 믿음과 확신을 가질 수 있을까.
하지만 “의인은 믿음으로서 살 수 있다”라는 말씀을 나는 막연하게라도 믿는다.
그저 믿을 뿐이다.
추신
이 영화는 내 생각으론 과감한 질문을 던지는 영화라고 생각한다.
‘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피조물로서의 사람들 그리고 그 사람들을 만든 창조주의 성장 드라마’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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