길고양이와 부산 밤바다
벡스코 파인 아트페어 인 부산 전시 끝날 즈음 부모님과 함께 어머니 지인이 계신 ag405호텔에 들러서 층마다 있는 독특한 컨셉의 포토존과 갤러리를 둘러 본 후 바로 인근의 횟집에 저녁식사를 하러갔다.
난 회를 잘 즐기지 않는 탓에 인근의 중국집에 가서 짬뽕을 먹었는데 서울 짬뽕과 비교하자면 맛이 얼큰하진 않고 좀 담백한 대신에 해물이 듬뿍 들어 있었다.
식사를 하고 나와선 바로 앞에 있는 민락수변공원 계단에 앉아 밤바다를 보면서 부모님이 식사를 마치실 때까지 혼자 멍 때리기를 했는데 참 좋았다.
나중에서야 깨달았는데 내가 앉아 있는 계단 바로 근처에서도 길고양이가 밤바다를 멍하니 보고 있었다.
그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러워서 난 밤바다를 바라보는 고양이의 뒷모습을 또 한동안 멍하니 쳐다봤다.
그렇게 한두 시간이 지났고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 할 때쯤 부모님도 식당밖으로 나오셔서 카카오택시를 불러 숙소 호텔로 향했다.
돌아오는 길은 제법 비가 내렸는데 숙소에 도착했을 땐 또 어느새 그쳐 있었다.
오늘 온종일 많은 이미지들이 내 눈과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는데 밤바다를 쳐다보던 길고양이의 뒷모습이 유독 기억에 남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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