갑작스런 부고
오늘 점심 시간에 식사하러 가던 중에 모르는 전화번호로부터 전화가 왔다.
보통은 모르는 번호는 잘 안 받는데 휴대폰 연락처였기 때문에 받았는데 대학 때부터 같은 과 친구이자 우리 회사에서도 잠시 같이 일했었던 친구의 형님이었다.
그 녀석이 작년 가을부터 간암으로 아프다가 지난 주에 하늘나라로 떠났다는 소식을 알려왔다.
난 그 자리에 멈춰 서서 왈칵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.
작년 여름 쯤에 동문 번개를 하려고 연락한 뒤로 한동안 연락을 안 했었다.
우린 성격상 서로 그렇게 살갑게 연락하는 성격은 못되었다.
형님께선 어머니께서 주변에 알리길 원하지 않으셨고 무덤을 만드는 것도 원하지 않으셔서 바다에 뿌렸다고 했다.
왜 아프다고 연락을 안 했는지, 왜 마지막 가는 길을 그렇게 아무 소식도 없이 갔는지 원망이 밀려왔다.
눈믈을 닦고선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한 번 보자고 말하고는 전화를 끊었다.
오늘 하루는 어떻게 일했는지 모르겠다.
아니 오히려 뭔가에 집중하려 더 집중해서 일했던 것 같기도 하다.
오늘은 녀석을 추모하며 소주 한 잔 해야겠다.
추신 1 . 연락을 하지 않은 것이 그 친구나 녀석의 어머님의 바람인 듯 하고 나또한 그 맘을 알 듯 모를 듯 하지만, 그 선택을 존중하기 위해 친구의 이름이나 학번은 밝히지 않는다.
추신 2. 예전에 그 친구와 함께 작업했던 티비동화 행복한 세상이라는 애니메이션의 이미지 한 컷을 녀석을 그리며 올린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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