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문화예술소식 (art & culture)

필립 로스 < 아버지의 유산 >

"하지만 진짜 선택은 아니야. 다른 쪽은 받아들일  수가 없는 거니까. 다른 쪽은 창에서 뛰어내리는 게 될 거거든."

"그러니까 너는 아버지한테 그 점을 존경하는 거로구나, 아버지한테 창문에서 뛰어내리는 건 불가능한 행동이라는 거."

"존경하기도 하고 부러워하기도 하지. 나는 작년에 바닥까지 내려갔을 때 매일 뛰어내릴 생각을 했거든."

"기억나. 나도 그게 해결책이라고 생각한 어리석은 시절이 있었지."

"아버지는 아니야. 아버지는 꿈에서라도 그걸 해결책이라고 생각하지 않아. 오늘 병원에 모시고 가려고 아버지한테 다녀왔어. 가난하기 짝이 없는 옛 뉴어크를 가로질러 운전을 해야 했지. 아버지는 구석구석을 다 알더라고. 건물이 무너진 곳에서는 그 자리에 있던 건물을 떠올렸어. 어떤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-그게 아버지 문장에 새겨진 글이야. 사는 건, 아버지한테는, 기억으로 이루어지는 거지-아버지한테는 사람이 기억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속이 텅 비어 있는 거야...(중략) 아버지는 시내를 가로지르면서 내내 그런 식으로 말씀하셨어."

"그래, 인생이란."


필립 로스 <아버지의 유산 중에서>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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